그리움의 길
글. 박금숙 / 낭송. 김춘경
그리움은 걸으면
걷는 대로 길이 된다
바람처럼 풀잎을 쓰러뜨리고
밤하늘의 별도 허물어
눈을 감고도 갈 수 있는 길을 낸다
늘 혼자서 걷는 쓸쓸한 길이기에
고개 숙인 꽃봉오리 하나도
그냥 지나칠 수 없고
맥이 파랗게 접힌
나뭇잎도 그 의미가 깊다
때로는 솔잎 푸른 오솔길이
막연한 슬픔의 통로가 되고
때로는 바퀴만 굴러다니는
아스팔트길이 열꽃 같은
희망으로 차오르기도 한다
그리움으로 달려가는 길은
가슴에 숨 가쁜 초침 하나
달고 가는 일이라서
닿기만 하면 멈춰버릴 것 같은,
그래서 더 이상의 길을
막아버려야 할 막다른 길이다